데스크탑형 NAS를 빌드했습니다.

안녕하세요. NAS의 꿈을 꾼 지 1년 반만에 드디어 정식으로 빌드하게 됐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자유게시판에 적었지만 한동안 바빠서 NAS를 빌드하지 못했었습니다.

바쁜 와중에도 NAS를 써보려고 미니PC를 사서 하드 집어넣고 헤놀 올려서 써 보려고 했지만 제가 살고 있던 기숙사의 네트워크 문제로 제대로 사용하지 못했습니다. 모바일용 셀러론이 들어가 성능도 매우 낮았는데 제가 예전에 굴리던 코어2 E4500 시스템보다 훨씬 느려서 이건 집에 두고 백업용으로만 썼습니다.

원래는 올해 초에 올렸던 하스웰 시스템을 집에서 굴리려고 했는데 하필이면 테스트한다고 물린 저 파워렉스 파워가 폭발하면서 CPU+램+메인보드를 다 끌고 가 버리시는 바람에 엄청난 충격을 먹은 이후 한동안 나스는 쳐다보지도 않았습니다.. 파워 청소하려고 분해했을 때 커패시터가 부풀어 있는 걸 보고 괜찮겠지 하며 무시했는데 이게 화근이 되어 비싼 부품이 날아가게 되어 많이 슬펐습니다ㅠㅠ 그 이후로 NAS는 저 미니PC 1개만 굴리게 되었고 데스크탑형 NAS는 기억에서 잊고 지냈습니다.

그렇게 열심히 지내다가 추석이 되었는데 운 좋게 친척 집에서 안 쓰는 PC를 얻어올 기회가 있어 가져왔습니다! 원래는 PC를 교체하시고 나서 버릴 예정이었는데 안에 들어있는 데이터를 새로운 PC로 옮겨주는 걸 도와드리고 버리는 대신에 하드를 제외한 본체만 얻어올 수 있었습니다. 전면 패널이 없는데 떼어낸 상태라 그렇습니다.

본체의 사양은 놀랍게도 제가 가지고 있었던 PC와 거의 같았습니다.

CPU : i5-4590

메인보드 : Asrock H81M-HDS

램 : 8GB(4G*2) DDR3

저장장치 : Samsung 850 EVO 120GB+Seagate Barracuda 500GB(SSD는 로우포맷 후 가져왔고 HDD는 가져오지 않았습니다)

파워 : Zalman ZM-500LE

케이스 : 마이크로닉스 Noir Mini

제가 전에 가지고 있던 시스템과 CPU는 아예 똑같고, 램은 8GB로 줄었습니다. 보드는 H81이지만 사이즈가 전에 가지고 있었던 B85와 같았습니다.

제대로 된 NAS를 구축하기 위해 파워, 메인보드, 저장장치, CPU쿨러 등을 바꾸었습니다. 메인보드는 원래 달려있던 게 바이오스 유지가 되지 않고 CMOS 배터리 소모가 너무 빠른 문제가 있어서 B85 보드를 중고로 구입해 장착했습니다. 왜 버리려고 하셨는지 알 수 있는 부분이었는데 다행히 새로 구입한 보드는 모든 기능이 정상적으로 작동했습니다.

사실상 CPU, 램, 케이스 이외에는 다 바꿨다고 봐도 무방하겠네요.

그리하여 최종 사양은 다음과 같습니다.

CPU : i5-4590

CPU 쿨러 : 잘만 CNPS4X Black

메인보드 : Asrock B85M-DGS

램 : DDR3 8GB(4G*2)

저장장치 : Kingston HyperX Fury 120GB+HAT3300 6TB HDD

파워 : 삼성 450W 벌크

케이스 : 마이크로닉스 Noir Mini

파워는 원래 달려있던 잘만 500W를 쓸까 하다가 저번처럼 터질까봐 이번에는 삼성 파워를 벌크로 구해 달아보았습니다. 삼성 데스크탑에 들어가는 것과 같은 모델이니 적어도 안전장치는 잘 돼 있을 것이라는 믿음과 짧은 케이블 덕에 선정리가 쉬운 것 등의 이유로 저걸 사용했습니다. 구입하자마자 확인해 봤는데 23년 6주차 생산으로 제가 가진 파워 중 제일 최근에 생산된 제품입니다. 판매처에서는 중고는 아니고 새제품에서 탈거된 제품이라고 설명해놨는데 분해해봤을 때 먼지가 없었던 걸 봐선 새것이 맞는 것 같습니다.

CPU 쿨러는 기본쿨러를 써도 되지만 CPU의 TDP가 84W라서 풀로드가 걸리는 상황에서도 안정적으로 작동하라고 타워형 쿨러를 구매해서 장착했습니다. 그리고 후면 배기팬을 달아서 CPU의 열이 밖으로 바로 빠져나가도록 했습니다.

저장장치는 120GB SSD에 6TB 하드디스크로 구성했습니다. 기존에는 HDD에 헤놀 설치+데이터 저장을 다 했는데 헤놀을 SSD에 깔고 데이터 저장은 하드에 하는 식으로 저장장치를 이원화해 봤습니다. 그리고 하드디스크의 쿨링을 위해 하드 쿨러를 달았습니다. 근데 쿨링 성능은 괜찮지만 소음이 정말 심합니다..ㅠㅠ 딥쿨 제품인데 저 모델은 강력히 비추합니다. 조금 더 비싸더라도 팬 교체가 가능한 제품을 사시기를 바랍니다. 저 쿨러가 제 NAS의 전체 소음을 담당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하드디스크는 원래 500GB랑 1TB 제품밖에 안 가지고 있었는데 이번에 큰맘먹고 6TB 하드디스크를 구입했습니다. 이것도 일반 하드로 살려다 시놀로지 정식 하드디스크가 궁금해서 HAT3300이라는 제품을 구입했습니다. 받아서 확인해보니 시게이트 OEM인 것 같은데 시놀로지 NAS에 특화되어 있는 건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어쩌다 보니 헤놀에서 시놀 정품 하드를 쓰게 됐군요.ㅋㅋ

서버의 뒷면입니다. USB포트 6개, 랜포트 1개가 있고 특이하게 HDMI가 없습니다.(DVI로 HDMI 신호 출력은 가능) 어차피 이걸로 화면을 띄울 건 아니기에 상관없긴 하지만요. 부팅USB는 TKR 4GB를 분해해서 수축튜브로 감싸 부피를 작게 만들어 장착했습니다. 오른쪽의 빈 슬롯은 커버를 구입해 막아주었습니다. 그리고 켄싱턴 락 슬롯으로 전원버튼을 통과시켜 뒤에서 켤 수 있게 했습니다. 한번 켜 두면 계속 돌리는데다 실수로 눌리는 걸 막기 위해 일부러 뒤에 배치했습니다.

전면입니다. 저 인텔 스티커는 원래 본체 안에 붙어있었는데 떼서 밖으로 옮겨줬습니다. 그리고 5.25 베이가 2개 있습니다. 케이스 전면 패널이 장착된 상태에서는 CD롬만 장착이 가능한데 내부적으로 하드랙을 2개나 달 수 있는 구조여서 떼어냈습니다만 예산 부족으로 하드랙은 달지 못했습니다ㅠㅠ 언젠가 하드랙을 구매해 달게 되는 날이 오면 좋겠네요.

본체 소개를 마쳤으니 이제 OS 얘기를 할 차례입니다. 예전과 달리 하드웨어 성능이 받쳐주는 상황이라 TrueNAS나 OMV 같은 운영체제도 고민해 봤으나 난이도가 너무 높은 문제로 역시 원래 쓰던 헤놀로지를 설치해줍니다.

USB에 ARPL을 플래싱한 뒤 부팅하고 접속해서 설치했습니다. 깜빡하고 사진을 못 찍었는데 예전보다 헤놀 설치하기가 훨씬 쉬워졌습니다. DSM 7.2.1-69057 Update 3을 설치했고 모델은 DS3622xs+로 했습니다.

예전에는 HDD에 DSM 설치+데이터 저장을 모두 했는데 이번에는 SSD에 DSM을 설치하고 HDD에는 저장만 하는 식으로 구성해 봤는데 부팅 시간도 단축되고 반응성도 훨씬 좋아져서 대만족합니다.

이전에 미니PC에서 쓰던 하드를 연결해 데이터를 뽑아옵니다. 미니PC에서도 DSM 7을 써서 그런지 별 문제 없이 인식이 됐습니다. 자료가 꽤 많아서 다 옮기는 데 2시간 넘게 걸렸습니다. 

6TB의 널널한 용량을 보니 편안합니다. 기존에는 노트북용 1TB 하드를 썼기에 아껴서 써야 했는데 이제 그럴 필요는 없겠네요. 시놀로지 정품 하드디스크를 달았지만 정품이라고 띄워주지는 않네요.

이렇게 세팅이 완료된 본체는 저렇게 책상 밑 구석에 두고 돌립니다. USB가 좀 위험해 보이는데 저기로 발을 뻗는 일은 없기에 괜찮습니다. 물론 나중에 헤더를 만들어 본체 내부로 옮길 예정입니다. 오늘은 너무 피곤해서 내일 해야겠네요.

 USB 내부 헤더를 USB 포트로 바꿔주는 잭을 만듭니다.

그리고 내부에 장착하면 완성입니다!